그끄저께가 무슨 날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녁 여덟시 즈음해서 집 근처 미군부대에서 폭죽을 터트리고 공중으로 레이저를 쏘고 해서 밖이 좀 시끄러웠다. 날도 더운데 문간방에 들어앉아 책을 보자니 펑펑 터지는 소리 때문에 집중도 안 되고, 꿩 대신 닭이라고 여름 일본의 백미라는 불꽃놀이도 한 번 못 보고 하릴없이 돌아와야 했던 아쉬움이나 달래자 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 복도에 올라갔다. 나 말고도 불꽃놀이를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이 좀 있어 아직까지 문 앞에 입춘대길을 붙이고 계시는 엘리베이터 바로 옆집 할아버지도 나와 계시고, 그 건넛집 꼬맹이도 나와서 자기 엄마랑 열심히 조잘대고 있는데, 어째 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나 레이저쇼가 아니라 저 밑 한 집 건너 한 집마다 보이는, 실로 오래간만의 빨간 십자가의 네온사인들이었다.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낮은 데로 임하소서'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저렇게 땅 위에 하느님의 아들 딸들이 많은가 했더니 한창 때의 더위에 다들 지쳐있는 탓인지 낮은 데 살고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10층 꼭대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도 고단해보이기는 매한가지라, 신을 믿지 않는 나도 하느님, 너무 낮은 데로만 임하지 마시고 골고루 임하여 주소서, 하고 아주 잠깐 기도했다.
daily life/in Daegu l 2008/08/03 08:49
TAG 골고루 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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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어때? 어머니학교 송별회는 좋았어? 나도 갔어야 했는데, 그때 난 서울이었어.
2008/08/03 23:06몸은 좀 나아져서 왔을까?
결국 몇 번 보진 못했지만 만나서 좋았어요. 건강하게 생할 잘 하길. 종종 이렇게 연락하자구. ^_^
앗, 언니 그럼 다시 오사카로 돌아간거야?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는데 ㅠ_ㅠ
응, 종종 연락합시다. 어머니학교 안부도 전해주고, 내 안부도 전해주고. 건강해~
아니 집에 내려와 있어. 서울에서 친구집 전전하다~.
2008/08/05 22:41응 건강하게 잘 지내~.
어랏.. 이거 재밌겠다.
2008/08/07 14:45봐야겠네.
드라마 체인지 말이지? 흐흣, 응, 재밌으니까 한 번 봐!
민욱, 나 웅숭! 한국 온 거임? 연락하지 그랬엉.
2008/08/10 02:50서울 올라오면 내가 밥 한끼 쏠게, 후훗 '-'
잘 지내고 있어? 시험 준비도 잘 하고 있지?
나중에 너 시험 끝나면 한 번 보자 ^^ 그때까지 간바떼! 화이또-오!
어흥! 한국 돌아온겨? 왔음 왔다고 말을 해야지 기지배 --;
2008/08/19 01:02지난번에 너 폰으로 전화하니까 수신 정지됐다고 하더니 ㅠ_ㅠ
나 폰 016 9780 7375 요거 보거든 문자날려!
ㅋㅋ 나 며칠전에 대구있었는데 ㅠㅠ 히웅 ㅋㅋ나 보고싶지도 않냐!
허허허;; 미안미안. 아직까지 정신이 많이 없구나 @_@;;;
암튼 나는 이번 한 학기는 대구에 계속 있을 예정이야. 곧 연락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