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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미안해, 엄마. 나 결혼같은건 하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한도 내에서 '결혼'이라는 것은 다른 이의 삶이 가장 격렬하게 내 삶을 향해 부닥쳐오는 일생 일대의 사건이었던 것이다. 아직 이 이야기는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얼마간(그것이 하루가 되었든 한달이 되었든 일년이 되었든 십년이 되었든 간에), 나는 요즘 세상엔 흔하디 흔해 발에 채이는 독신주의자로 남아 있을 예정이다.

이것이 지난 한 달간 타인이 나의 삶에 끼어든 - 그들의 입장에선 내가 무모하게도 그들의 삶에 끼어든 것이겠지만 - 결과 얻은 결론이었다. 건방지게도 독신선언이라니, 한달 전의 나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일이다. 타인의 삶에 정면으로 부대끼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행위가 이리도 스스로를 소진시키는 일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의 나는 그래도 온전히 나 자신으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허나 나는 지금 피곤하다. 지쳤다. 슬프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는 순리대로 그리 되겠거니 싶었던 결혼이라는 막연한 환상을 내 손에서 놓아버렸다 - 그렇다고 지금의 나 자신을 놓아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하긴, 내 자신의 삶이라고 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기분이긴 하다.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이것이, 지금의 나의 삶이다. 그리고 이 삶에서 타인의 영향이 없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인간의 일생은 지극히 양자적이다. 게다가 결정을 하지 않는 것도,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결정이며 행동이라는 사실이 인간의 일생 중에서 가장 멋진(가장 빌어먹을) 점이라 할 수 있다. 이리도 괴로움에 몸부림 치는 것도 따지고보면 모든 것이 다 나 자신과 다른이의 관계에서 온 것이매 모든 생각과 결정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한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지난날과 앞으로의 나날들을 저울질해보고, 나는 당분간 가급적이면 타인의 삶에 끼어들지 않은 채 죽은듯 살기로 결정했다. 어때, 조심스러운 결정 치고는 참으로 비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게다가 영화와 비교하니 나 자신의 현재 모습에서 느껴지는 초라함이 더욱 도드라져보인다. 그러나 따지고보면 다른 사람의 삶에 끼어들어야겠다, 어떻게든 비비고 들어가 같이 한 번 살아봐야겠다, 했던 순간의 생각과 그 이유란 것도 웃기는 것이었고 그렇게 마음먹는다고 해서 전부 잘 될거라 생각했다니 그때의 나도 참 순진했었다 싶다. 아무튼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어차피 인간은 영화대로만은 살 수 없는 법이다. 멋져보이기보다는 내 일신의 안녕과 평화를 추구하겠다. 이것 또한 매우 양자적이고,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결정이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의 나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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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5 11:25 2007/03/25 11:25
liking/movies l 2007/03/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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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허. 그래'-' 영화가 보고 싶구려,.
    나 53000힛이야 아잉 ;

    2007/03/27 00:08
  2. esperanz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타인은지옥이다" 사르트르..



    울리히가
    세상을떠났다죠...ㅜ
    그의연기를볼수없어요..이젠

    2007/09/19 01:54
    • 飛정상 2007/09/20 2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카리야 쵸스케 상이 세상을 떠난 후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더 이상 그의 연기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난 다음으로 슬프고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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