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며 잠을 청했더니 거짓말처럼 새벽에 눈이 떠졌다. 아니, 실은 거짓말이다. 맞춰놓은 알람시계소리를 듣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 몇 번이나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그러니까 정말은 새벽에 눈이 떠진게 아니라 그 시간에 그냥 깨어 있었던 것이었다.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겠다는 새해 다짐의 결실은 이렇듯 경미한 불면증으로 찾아왔다. 그래도 어쨌든, 예전보단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잠결에 알람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알람소리를 무시하고 더 깊은 잠을 청하는 사람이 더이상 아니었다. 그걸로도 충분히, 진일보한 현상이 아니던가.
그래, 바로 이런 사람. 나는 주어진 일과에 어긋나지 않도록 늦잠을 자지 않고 밤에는 잠을 자고 낮에는 일을 하며 그 경계가 허물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자 한다. 밤과 잠과 꿈은 낮과 깨어있는 시간과 하루의 일과를 더욱 잘 해내기 위한 준비의 시간일 뿐, 낮과 밤, 잠과 깨어있음, 꿈과 현실이 분명한 사람에 가까워진 나는 보다 효율적이고 바람직하며 모범적인 사람이 되고 있다(깨어있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로 해 두자). 잠에서 깨고 난 후에도 금방 현실로 돌아올 수 없어 온 집을 헤매던 예전의 나 - 한때는 이 증상이 심각하여 부모님은 나에게 병원에서 치료받기를 권하였다 - 는 사라졌다. 꿈에서 보았던 문은, 내가 열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꿈에서 보았던 길은, 내가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꿈에서 보았던 하늘과, 구름과, 풀밭과, 사물과, 사람들은, 내가 진정으로 손을 뻗어 어루만지고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깨어 있을때 꿈을 꾸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꿈을 꾸고 있을 때도 현실을 사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가장 최근의 꿈 속에서 나는 쫓기고 있었다. 그리고 어쩐지 여덟 시간이나 잤음에도 불구하고 온 몸이 녹초가 되었다. 나는 오늘도 꿈을 꾸었다. 아니, 사실 고백하자면 꿈을 꾸었는지 꾸지 않았는지 기억할 수 없게 되었다. 현실과 현실의 연속과 연속에서, 그 잠깐 사이의 공백이 내 잠과 밤과 꿈에 대한 기억의 전부니까. 그래도 어쨌든, 나는 진일보하고 있다. 낮과 밤, 잠과 깨어있음, 꿈과 현실 간의 지리한 싸움에서 이제야 겨우 승기를 잡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금의 피곤함과 잃어버린 꿈의 조각 따위는, 이 인고의 노력에 대한 자그마한 전리품이라 생각하도록 하자.
수면의 과학 OST - If You Rescu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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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랑 반대로 가고 있는 거 같어.
2007/02/09 06:10어제는 열한시도 안 되어서 자서 새벽 여섯시에 일어났어 =_=;; 하지만 정말 문제는 깨어있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