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보는 세상은 한없이 슬프기만 하다. 오늘만 해도, 느즈막히 일어나 몽롱한 기분으로 별의 '진정한 후렌치후라이의 시대는 갔는가'를 나즈막히 따라 부르는데 갑자기 목구멍 깊은 곳에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고 눈이 먹먹해졌다. 젊어서 슬프고, 아름다워서 슬프고, 기뻐서 슬프고, 즐거워서 슬픈 사람들, 사람들, 그리고 세상들. 그러나 그런 모습들을 제일 먼저 읽어내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어떤 사람이고 재미없는 사람 축에 속하는 나는 결국 그들의 눈을 빌려 세상을 읽을 수 밖에 없기에, 그래서 어떤 날은,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단순히 영화를 보거나 글을 읽거나 노래를 듣거나 하는 간접적인 방법이 아니라 카메라의 필터를 바꿔 끼우는 것 처럼 그렇게. 오늘도 역시 그런 날이라서, 스팀난방으로 건조해진 초겨울의 후덥지근한 방 안에서 희뿌연 관악산의 능선을 삼켜버린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들의 눈에 비친 새파란 하늘과 빛나는 별과 그윽한 달을, 사소한 것 하나에도 눈길을 주고 웃음을 줄 수 있는 그런 넉넉한 눈길을 욕심내고 있다.
daily life l 2006/11/13 00:17
TAG 타인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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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글에서 오리온자리 얘기하셨었잖아요. 겨울이 온다고... 어제 보니 느즈막히 보이더라고요. 가을이 끝났구나 싶네요.
2006/11/13 10:17맑은 겨울 밤엔 별이 한층 더 잘 보이죠. 오리온자리도 마찬가지더라구요.
며칠전 발표시간에, 한 미대 분이 13살때 의붓아버지한테 강간당하는등 상처많은 삶을 살고 그걸 작품에 표현하는 영국 여성작가의 작품에 대해 발표하셨는데, 그 분이, "처음엔 그 아픔이 참 슬프고 아프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부러워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저 사람은 삶을 관통한 작품을 하는구나. 내가 작품으로 아픔을 말한다해도 내가 정말 아픔을 이해하는가에 대해 돌아보며, 부러웠습니다." 라시던게 생각난다.
2006/11/17 15:02그런데 선생님이 그러셨어, 특유의 '께세라세라'말투로.
"아픈 사람은 아픈 걸 하는거고, 안아픈 사람은 그 행복을 표현하면 되는거고, 뭐 맹맹한 사람은 그걸 표현하면 되는거고. 뭐 굳이 아프려고 안해도 살다보면 다 아픈일 생기는데 뭐 찾아다니면서 아픈거 이해하려 들 거 있나요 뭐."
누군가 본 것이 보고싶어서, 내가 보고있는걸 놓치지는 말기.
응!
그나저나 엄마 보고 싶은 사람들끼리 밥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