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딱 비행기 편도 정도의 돈만 가지고 어디로든 가서 아무 생각 없이 몸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보고싶다, 따위의 상상을 자주 한다. 단순히 지쳤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너무 단순하고 가볍고, 지금의 나는 내 자신과 인생에 대해 무책임 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 결국 나는 너무나도 무섭고 불안하여 눈 앞의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따름이다.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나'의 일부분이 실제보다 너무나도 과대평가 되었다는 사실이 나에게 늘 짐을 지우기 때문에, 그리고 남들 앞에서 솔직해 질 수 없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리하여 요 며칠간은 방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심지어는 제대로 씻지도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시간을 보내었다. 혹여 사람들이 나를 찾을세라 목소리를 내지 않고 숨을 죽이고 생각을 멈추었다. 그랬더니 안그래도 별로 넓지 않은 내 방이 마치 내 몸에 꼭 맞는 관처럼 느껴졌다. 관 속에서의 시간은 의외로 빨리가고, 별로 불쾌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 조금 놀라웠다. 오히려 공기마저 정지되어 있는 듯한 그 시간이 묘하게 아늑하게 느껴져 그만 크게 안도한 나머지 더욱 더 몸을 단단히 말아 웅크리고 누웠다. 누운자리에서 요 며칠간 쳐다도 보지 않은 가방을 들쑤셔 보다가 구겨진 종이조각들을 발견했다. "묘지라는 데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묘한 데가 있죠", 하는 글귀가 적혀있는 종이조각이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인데 어쩐지 마음에 들어 적어 둔 모양이다. 아아, 선생님, 외람되게도, 저는 선생님께서 저를 믿어주시는 것이 두렵기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 이 관 속에 틀어박히고야 말았습니다 - 묘지라도 다 같은 묘지는 아닌가봐요. 이 속에서 게 나를 부르는 게 누구요, 나를 부르지 마오, 하는 말들을 토해내는 제 자신은 점점 더 철부지가 되어가고만 있으니까요.
으음... 누워 있으면서도 계속 내가 이렇게 있어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뿐이니 쉬고 있어도 쉬고 있지 않는 기분이어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고, 잘 쉬는 것도 정말 특출난 사람이나 하는 걸까요. 쉬엄쉬엄 하세요, 하는 말씀 고맙게 마음 속에 꼭꼭 간직해두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건강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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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04:27으음... 누워 있으면서도 계속 내가 이렇게 있어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뿐이니 쉬고 있어도 쉬고 있지 않는 기분이어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고, 잘 쉬는 것도 정말 특출난 사람이나 하는 걸까요. 쉬엄쉬엄 하세요, 하는 말씀 고맙게 마음 속에 꼭꼭 간직해두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건강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