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나와 같이 사는 아이와 내가 가르치는 아이 둘 다가 공교롭게도 베토벤의 곡으로 실기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두 아이는 모두 다 나에게 베토벤에 대한, 보다 정확하게는 베토벤의 곡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는데 이유인 즉슨, 베토벤의 곡은 어딘지 모르게 고독하고 고집이 세어 어린 나이에 그러한 감정들을 이해하고 연주하기에는 매우 힘이 든다는 것이다. 귀가 잘 들리지 않고 나서 작곡한 곡들은 특히 그러하다는데, 그것이 두 아이에게는 불평거리였지만 당시 그 이야기를 듣는 나는 꽤나 슬펐다. 베토벤은 적막하고, 깊고, 어둡고, 그러나 광활한 자신만의 세계에서 오로지 지금까지 자신이 성취해 놓은 것들만을 토대로 끊임없이 홀로 자신의 음악을 쌓아올리고, 무너트리고, 쌓아올리고, 무너트리고를 반복했던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지난하고 고독한 작업이었을지, 쉽사리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난청에 시달리는 피아니스트 우타(여주인공)의 옆에 와오(남주인공)가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었는지 -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페이드아웃 되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안도감을 느낄 정도였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한계로 인해 서로는 결코 다른 이의 불안과 고민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존재 자체가 불안하고 고독에 흔들릴 때 옆에 있어주고 손 잡아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하여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그 둘의 미래가 어찌 될 지는 영원히 알 수 없는 것이 되었지만,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나로선 우타가 자신의 세계의 깊이와 넓이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때 언제나 와오가 옆에서 손을 내밀어 줄 것임을, 그리고 그것은 한줄기 희망이 될 것임을 철썩같이 믿어버리고야 만 것이다.
덧> 영화 자체는 네이버의 평점에 비해 뛰어난 작품은 아니었다. 구성이 산만해서 그런지 실제 상영시간에 비해 굉장히 오랫동안 영화를 보고 나온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대개의 꼬마 천재들이 나오는 장르가 그러하듯 영화 장면장면에서 드러나는 뻔한 설정들이 좀 많이 아쉽기도 했고. 그런 뻔한 장면들에 우리는 박수를 치고 응원을 보내고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걸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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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램 더운 날씨속에서 잘 지내고 있능거지?
2007/07/07 00:17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아부지도 몸 건강하세요~
저도 이 영화 보고 싶어요. 보고나면 평점과는 상관없이 먹먹해질 것 같다는.
2007/07/08 21:27뭐, 항상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하는 법이니, 평상심을 가지고 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