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문라이즈와 인연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마이언트메리의 정순용과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를 비교해보곤 한다.(사실 이 둘을 연관지어 생각하는 이유는 어느 잡지에서 델리스파이스와 마이언트메리, 그리고 언니네 이발관을 일컬어 3대 '꽃미남' 브릿팝 밴드로 칭했기 때문이었다) 서로 다른 지향의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라 비교 자체가 별로 덧없어 보이긴 한다만(덧붙이자면, 마이언트메리가 플럭서스로 옮긴것만으로도 충격적이었는데 이후 드라마 삽입곡을 한다고 했을 때는 정말이지 퍽이나 대경실색했다) 이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땐 구체적인 도형이 내 머릿속에 그려진다는 사실 자체가 재미있다. 김민규가 은근한 곡선을 가진 타원형의 구체같은, 예전에 어느집에나 한두개쯤 있었던 살구비누 같은 느낌이라면 정순용은 공기를 가르며 휘어질 때면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는, 가로 25 센티미터 x 세로 50 센티미터 정도의 얇디 얇은 철판 같은 느낌이다. (1집은 워낙 구하기 힘들어 들어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2집에서 3집으로 넘어가면서 정순용의 노래도 늘고 녹음기술도 진일보한 탓인지 그러한 느낌은 한층 더하다.

아무튼 지금의 마이언트메리는 예전의 한껏 마이너한 느낌을 벗어버리고 나름 꽤 잘 나가는 모양이다. 반대로 홈레코딩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각광받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별 관심이 없는 문라이즈는 '영고성쇠'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쇠락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Where the Story Ends니 마이언트메리니 하는, 오버지향적인 것 같으면서도 집단 군무나 소치는 아이놈 창법 같은 것에 식상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주류의 음악과는 다른 것을 한다는 느낌을 팍팍 주는, 현재는 난다긴다 하는 사람들을 키워낸(?) 것이 문라이즈였던 걸 생각하면 기분이 묘하다. 현재 문라이즈 소속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재주소년은 군대에 간다하고 원래부터 그리 즐기지 않았던 전자양은 어찌 사는지 잘 모르겠고 문라이즈 속에서 루키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탄, 간지러운 소리로 속살거리는 하키는 글쎄, 아무튼 그런 목소리는 계속 반복해서 듣기엔 너무도 빨리 질려버리니까 말이다. 무엇보다 문라이즈 소속은 아니지만 문라이즈와 김민규를 생각하면 으레 떠올리게 마련인, 열여섯시간 이상씩 푹 고아 만든 담백한 사골국물 같던 델리스파이스의 음악 자체에 더 이상 믿음을 가지기 힘들게 되었다. 나름 기대했던 오메가쓰리도 그저 그랬고. 아쉬운 일이다. 초등학교때 심야 라디오방송에서 '가면'을 들은 이후로 내 청소년기의 절대적인 버팀목이 되어주던 그들의 음악이 그리 되버린 것은. 허긴 나도 이제 이십대 중반이다. 지금 듣는 노래들은 거의가 옛날 옛적 열심히 찾아들었던 것들의 재탕 삼탕일 뿐이고.

이상의 두서없는 소리들은 MP3에 무엇을 채울까 고민하다 발매 당시 내 주변 사람들에게 꽤나 혹평을 들었던 마이언트메리의 3집 'JUST POP'을 뽑아들면서 시작된 것들이다. 4집도 나왔다는데 또 열심히 찾아듣고 할만한 흥미를 불러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전에 비해서는 새로운 모습의 마이언트메리를 듣는 내 귀도 많이 관대해졌다. 그래 뭐, 듣기에 좋으면 그만이지. 약간의 아쉬움과 실망감을 감출수야 없겠지만 이런 심정은 한땐 나도 잘나갔지, 류의 청춘회고이거나 나만 좋아하던 그들을 남들에게 빼앗긴 심정에 부려보는 유치한 강짜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변하지 않는 사람이란 없는 법이고 몇년이 지나도록 예전에 했던 것들만을 계속 고수하며 제자리걸음만을 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나 싶고. 그리하여 이번엔 큰맘먹고 마이언트메리 3집을 통째로 넣어보았다. 그 결과로 약 다섯시간 후 부터 며칠동안, 출근과 퇴근을 마이언트메리와 함께 할 예정이다.

덧> 예전엔 마이언트메리도 이런 노래를 했다.

My Aunt Mary - 바나나 우유


아침일찍 일어나 바나나 우유를 먹을테야
조금 후엔 벨소리 우유 아줌마가 오는 소리
이제는 하루가 시작되고 조금은 졸음이 밀려오고
창문을 열고 또 담배를 물고

오늘은 참 이상해 바나나 아줌마 늦게오네
초조함과 긴장감 아줌마 제발 좀 빨리 와라
이제는 하루가 시작되고 조금은 졸음이 밀려오고
창문을 열고 또 담배를 물고

오늘도 바나나 우유 먹으면 너무나 기분좋아
내일도 나는 오늘같은 하루가 시작되겠지
하루종일 기다려 매일 아침 바나나 우유를
나의 하나뿐인 친구 맛있는 바나나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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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8 03:47 2007/05/28 03:47
liking/musics l 2007/05/28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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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무슨 기분인지 알 것 같아.
    언제 날잡고 너한테 MP3 좀 받아야겠다- 그나저나,
    바 나 나 우 유 ♬ (노린거지 그렇지! ㅋㅋ)

    2007/05/28 22:45
  2. likeablu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_- {!#%!$!!$^!#$%!@)

    2007/05/28 22:57
  3. 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성피로는 대~충 타협해서 살고있고..
    이번 주 월요일부터 레이서로 변신했다.
    등하교길을 20km/h의 속력으로 질주 중..

    2007/05/31 22:58
  4. 라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노래도 했구나! ㅋㅋㅋㅋㅋ 충격인걸

    2007/06/10 14:49
  5. 라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허 원하긴 하는데 잘 없는 거 같지?-_-

    2007/06/1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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